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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및 기사

나선경제특구 개발계획은 허상? 사실은 이렇다

나선경제특구 개발계획은 허상? 사실은 이렇다

 

나선경제특구 종합개발계획의 '전략적 함의'

 

 15.11.20 21:55l최종 업데이트 15.11.20 21:55l

이창주(shanghailee)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61696&PAGE_CD=N0002&CMPT_CD=M0111

 

 

▲ 훈춘 방천의 용호각에서 바라본 북중러 접경지역 2015년 10월 북중러 접경지역 모습. 왼쪽의 하얀 건물까지 중국의 영토, 그 윗쪽으로 러시아 영토, 두만강 건너는 북한 나선특별시의 원정리이다.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교량은 북러 철로 교량으로 나진~핫산을 연결하는 구간이다. 저곳에서 동해와의 거리는 약 15 km이다.

 

 

북한은 지난 18일 '내나라'라는 대외매체를 통해 '나선경제특구 종합개발계획(이하 계획)'을 발표했다. 북한은 9곳의 산업구와 10곳의 관광지를 조성해 총 154억 8068만 달러러(약 18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새로 발표된 '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북한의 개혁개방 조치일 것이다. 합영 및 합작 기업 모델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기업명을 거론했고, 투자 항목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합법적 이윤, 이자, 배장금 등 소득을 북한 밖으로 송금할 수 있고, 기업의 독자적 경영권을 보장, 구체적인 세율 및 우대정책을 제시했다. 나선경제특구를 대외적으로 개방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계획'에서 발표된 산업 관련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나진항물류산업구를 통한 지경학적 장점 활용 ▲ 노동집약적 산업 ▲ 원자재나 건축자재 관련 산업 ▲ 관광산업 등이다.

나선경제특구는 시(市) 단위로써 한반도의 지경학적 가치를 간직하고 있다. 두만강을 경계로 중국과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동해로 진출이 가능하다. 북중러 관계를 포함한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라 나선경제특구와 중국·러시아의 국경지역도 쉽게 영향을 받는다.

소련이 붕괴된 1991년 12월, 북한은 덩샤오핑의 조언에 따라 '정무원결정 74호'를 통해 당시 나진시와 선봉군(1995년에 나선직할시로 통합) 지역을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지정했다. 이후 2010년 1월 나선특별시로 격상되었고, 현재 '계획'이 발표되기까지 24년 동안 국제정세에 따라 부침(浮沈)을 반복했다.



나선경제특구의 발전 가능성은?

현재 나선경제특구의 인프라를 비롯한 유틸리티만 따진다면 '계획'에서 제시한 내용 중 산업구 관련 내용은 허상에 가깝다. 특히 선봉지역은 지난 2015년 8월 태풍 고니의 영향으로 인프라가 파괴되었다. 10월까지 어느 정도 복구가 되었다지만, 산업기능을 부여하기에 기초시설이 열악하다.

북한에서 발표한 '계획'의 내용이 그대로 이행될지에 대한 신뢰 문제가 존재한다. 안정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조건도 중요한 요소이다.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사유재산 보존과 안정적 사업 진행은 생명과 가깝다. 나선경제특구 내의 전기공급 문제 역시 넘어야 할 장애요소이다. 실제로 중국은 나선경제특구 내의 전기가 불안해 나진항에서 잡은 해산물을 중국 국경도시인 훈춘으로 이송해 가공한다.

나선경제특구 내의 열악한 기초시설, 북한의 비일관적인 사업 진행 등은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게 하지만, 최근 북·중·러 간의 경제협력 부분을 살펴보면 장기적으로 실현이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13년부터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신 실크로드 정책)와 현재 '계획'이 겹치는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5년 10월 류윈산(劉雲山)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한 자리에서 중국의 실무진은 실제로 일대일로 관련 내용을 북한 측에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갖기도 했다.

'계획'의 내용을 살펴보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중 중국이 직면한 과잉생산 문제 해소와 나선경제특구의 산업구 내용이 상호 연계될 수 있다.

'계획' 산업구 관련 내용 중에, 백학공업구의 강철공업, 건재공업, 웅상개발구의 강제, 시멘트, 건축유리, 자동차유리, 가소재, 건축타일, 위생자기 등 건재공업, 목재가공업 등은 중국이 직면한 과잉생산의 전형적인 품목이다. 중국은 관련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장려하고 있고 나선경제특구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조건을 제시했다.

중국의 신 실크로드 전략에서 중요한 내용은 외국인직접투자(FDI), 인프라 건설, 무역 활성화이다. 중국이 직접 투자를 통해 국가 간 인프라를 건설하고, 그 인프라 위에서 발생하는 무역의 활성화를 위해 각종 제도 및 법률을 개선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 나선경제특구, 훈춘, 러시아 연해주 연결 구간과 통상구 나선경제특구~훈춘이 직접 연결되는 구간은 권하(취안허) 세관이 있고, 나선경제특구~연해주를 연결하는 구간은 나진~핫산을 잇는 북러 철도철교가 있다. 출처: KMI 중국물류리포트 14-12호
ⓒ 이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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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중국은 국경도시인 훈춘과 나선경제특구를 연결하는 지역에 직접 출자하여 관련 인프라를 건설하고 있다. 2012년 10월 이미 원정리~나진항 2급도로가 연결되었고, 훈춘 시내에서 취안허(권하) 세관까지 도로 포장이 이루어졌다. 네이멍구 울란하오터~훈춘까지의 고속도로는 취안허 세관까지 연결을 위한 공사를 이미 진행 중에 있다.

훈춘과 블라디보스토크 간의 고속철도(시속 160km 급)를 연결하기로 중러 간에 체결한 가운데, 훈춘~나선경제특구~청진까지 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논의도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훈춘~나선경제특구로 연결되는 전기공급 라인은 취안허 세관까지 연결되어 있으나 아직 나선경제특구로 직접 연결은 되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측 취안허(권하)세관과 북한 측 원정리 세관 중 원정리 세관을 이미 허물은 상태이다. 왕복 4차선 규모의 신두만강대교가 내년 10월에 완공된다면 취안허 세관이 북중 양국의 통합세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향후 훈춘과 나선경제특구의 인프라 연결이 중국 자금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이 모든 조치는 일대일로 전략과 맥을 함께 하게 된다.

나선경제특구의 노동집약적 산업은 주변 지역의 큰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훈춘과 러시아의 극동지역은 북한에 비해 높은 인건비와 노동력 부족으로 저렴한 북한 노동력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훈춘과 가까운 지역의 공장 건설로 중국의 투자를 이끌고, 훈춘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물자를 유통시키는 방법, 그리고 동해를 통해 직접 해상으로 수출하는 방법 등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관광사업은 가장 낮은 비용으로 당장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중 하나이다. 현재 나선경제특구, 훈춘, 러시아 연해주 지역의 무비자 일일 여행 프로젝트가 추진 중에 있어 관련 사업은 더 큰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게 나선경제특구의 가치

나선경제특구는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중국의 일대일로,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엽합(EEU)가 함께 연계될 수 있는 곳이다. 한국 정부가 나선경제특구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한다면 환동해경제권과 북방경제를 연결하는 통로를 선점할 수 있다.

나선경제특구는 중국의 창지투(창춘, 지린, 두만강일대) 개발시험구와 러시아의 연해주(자유항 정책 실시 예정)을 배후지역으로 두고 환동해 경제권과 직접 연결 가능하다.

나진항의 경우 평균 수심이 약 8~9m 정도로 3호 부두 증심공사가 완료될 경우 12m의 수심을 유지하게 된다. 1만 8000 TEU 급의 컨테이너 선박이 만재할 경우 필요한 수심이 16.5m 임을 감안한다면, 나선경제특구의 상품은 주변의 가장 큰 국제환적항인 부산항(2016년 말까지 17m 증심 확보 예정)을 허브항으로 둘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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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나진항을 통한 동해진출로 새로운 물류 네트워크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동해를 통해 북방경제와 중국 남방을 연결하는 물류 네트워크를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다. 나선경제특구의 나진물류산업구가 활성화된다면 환동해경제권과 북방경제, 나아가 중국 남방까지 연결할 수 있게 된다. 출처: 훈춘포스코현대 사무동 1층에서 직접 촬영.
ⓒ 이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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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미에서 한국의 나선경제특구 개발 참여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 먼저 부산~나선경제특구를 연결하는 항선을 개발해 한국이 환동해경제권과 북방경제를 연결하는 물류 네트워크를 선점할 수 있다. 둘째, 북방경제와 중국 남부를 연결하는 중간 지점인 부산항을 새로운 허브항으로 발전시킬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셋째, 한국이 추진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일대일로, EEU를 연계하고 각종 한중 FTA의 새로운 활용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끝으로 나선경제특구 개발을 통해 북한의 개혁개방을 돕고 한반도 평화 국면을 조성할 수 있다.

북한이 제시한 나선경제특구 종합개발계획의 내용 자체에 대한 평가는 다소 부정적이다. 그러나 동북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대전략으로 이번 나선경제특구의 전략적 가치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오마이뉴스에 기고문 형식으로 실은 글입니다.

관련 글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도 그림은 기사의 원본과 약간 다릅니다.

빨간 색 점선은 나선경제특구를 표시한 것입니다.

 

모든 사진과 그림은 출처를 꼭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61696&PAGE_CD=N0002&CMPT_CD=M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