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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및 기사

(통일신문 기고문) 중국의 나진 및 동해 진출과 한국의 대응방안

 

사진설명) 2012년 2월 제가 중국-러시아-북한 접경지역인 훈춘에 재방문하면서 권하세관(중국지린성훈춘-북한원정리) 통상구 앞에서 찍은 사진이네요. 위 광고판의 내용은 중국 훈춘에서 북한 나선특별시까지 택배 광고입니다. 그 정도로 북한 나선특별시 위에서 북중경협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사진이기도 하겠네요.

 

 

 

제 자신의 능력이 일천함에도 불구하고 통일신문의 부탁 말씀으로 기고문을 통일신문에 올렸습니다.

제 생각을 함축적으로 쓴 글이라 할 수 있겠네요.

 

2013년 10월 7일 통일신문 654호 9면 종합 하단에 실렸습니다.

신문 내용은 제가 드린 기고문을 다소 편집되서 올려진 내용으로

제가 하고자 하는 내용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한 글입니다.

 

하지만 블로그의 특성 상 제가 원래 제출했던 초고를 블로그에 쓰고

통일신문 주소를 링크하고자 합니다.

 

 

 

 

 

 

중국의 나진 및 동해 진출과 한국의 대응방안

 

 


상하이 푸단대 외교전공 박사생 이창주


  지리(地利)를 활용할 천시(天時)가 열렸으나 인화(人和)가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니 안타까운 형국이다. 이 문장은 중국이 북한의 나진항을 개발하여 동북3성과 상하이를 연결하고 있는 상황을 위기로도 기회로도 인지하지 못하는 대한민국 정부를 개탄하는 필자의 한(恨)이다. 2011년 1월 11일, 중국은 처음으로 북중러 접경도시 훈춘에서 두만강을 건너 나진항으로 1만 7천 톤의 석탄을 운송하고, 다시 나진항 1호 부두에서 상하이 와이까오챠오(外高橋)까지 동해를 통과하여 운송하였다. 중국은 북한의 나선항을 통과하여 석탄을 운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무역화물초국경운수(內貿貨物跨境運輸), 중국지린성해관공고 2010년 49호」를 제정하여 해당 운송라인을 중국 국내무역으로 인정하였다.

 

  중국은 이렇게 나선시를 개발하고 중국 북방과 남방을 동해를 통해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해운라인을 개발하였다. 중국 정부의 정책(人和)이 나진항의 지리경제학적 특징(地利)을 활용하여 새로운 동북아 네트워크를 만들 초석을 마련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대한민국에게 ‘위기(危機: 위험한 기회)’이다. 중국에게 한반도 동해에 경제적 영향력을 투사할 기회가 생긴 것과 동시에 대한민국에게는 북방경제와 다른 루트로 연결할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

 

  나선특별시는 한반도의 북동쪽 구석에 위치한 접경도시이다. 소련이 붕괴된 1991년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구’로 지정된 것을 시작으로, 1994년에는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로 개편되었다가, 2000년 나진-선봉을 합쳐 나선시, 2006년 나선직할시, 2010년 1월에는 함경북도에서 분리되어 나선특별시로 승격되었다. 나선특별시의 나진항은 항구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추었다. 나진항은 겨울철에도 얼지 않는 최북단 부동항(不凍港)으로, 10m의 깊은 수심을 유지하고 있으며, 나진만 앞에 대초도와 소초도 두 섬이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해준다.

 

  나선특별시의 지리경제학적 장점은 이런 양항(良港)의 조건과 맞물려 이 지역의 전략적 가치를 극대화시켜준다. 주지하듯, 중국은 북러 간의 경계지역에 갇혀 동해로 진출할 수 없다. 중국이 동해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차항출해(借港出海: 타국의 항구를 빌려 해양으로 진출한다는 중국의 전략)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 북한에 위치한 나진항이다. 나진항은 러시아와도 50km 범위 내 위치하기 때문에 러시아 극동지역과 육로와 해로로 연결되어 그 전략적 가치를 자랑한다. 요컨대, 나선특별시는 중국-러시아(대륙세력)와 각각 연결이 되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를 농축하여 놓은 요충지이다. 

 

  이런 지리(地利)가 천시(天時)를 만나게 된 것은 아쉽게도 남북간의 합의가 아닌 북중 간의 경협에 의해서이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이미 주목 받던 두만강 하류 지역은 중국, 러시아, 북한의 중앙경제의 상황 악화로 인해 빛을 보지 못했다.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한 이후 괄목할 경제성장을 이루고, 러시아는 비슷한 시기 자원강국으로서 경제력을 회복하면서 동해를 통과해 태평양 진출이 가능한 두만강 하류 지역의 전략적 가치는 천시(天時)를 맞게 된다. 특히, 중국은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 이후 미국과 EU 세계 양대 시장이 흔들리면서 내수확대 및 지역불균형의 타개책으로 중국 동북지역 개발을 본격화하고, 압록강 하구의 신의주 개발과 두만강 하구 인근 지역인 나선항 개발 선점에 나서게 된다.

 

  2006년 이미 나선항 3호 부두 사용권 획득했던 중국은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에 참여했다가 3호 부두 사용권을 러시아에 뺏기게 되는 일이 있었다. 이에 절치부심했던 중국은 2008년 7월 중국 다롄의 촹리 그룹을 통해 북한 무역회사와 합영회사를 설립하여 1호 부두 사용권을 획득하고, 이후 2009년에는 북한 2차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를 가할 것처럼 국제사회에서 제츠처를 취하다가 2009년 9월 동북지역 개발을 국가급 개발 프로젝트로 격상시키고 그 다음달인 10월 원자바오 중국 전 총리가 직접 평양에 들어가 1호 부두 사용권을 공고히 함과 동시에 4,5,6호 부두 건설권을 획득한다.

 

  북한은 이후 2010년 1월에 「라선경제무역지대법」을 개정 외국 투자자나 동포가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2010년 12월에 중국과 나진․황금평 합작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후 2011년 북한 나진항 1호 부두에서 중국 지린성의 석탄이 동해를 통과해 상하이로 운송되며 중국의 동해진출이 실현되었다. 2012년 10월 9일은 중국 동북3성/훈춘/권하세관/북한 원정리/나선특별시로 이어지는 도로가 준공되어 접근성을 완성했다. 중국이 동북3성에 도로․철로․항만을 망라한 교통 네트워크를 펼쳐나감과 동시에 북한 나진항의 사용권을 획득하며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찍었다. 이에 러시아의 극동지역 개발 계획과 석유 파이프 계획이 더해지면서, 나선특별시는 육지의 말라카 해협이 되고 있다. 

 

  필자는 이에 대한 해법이자 새로운 통일 전략으로 '삼각축 해양 네트워크'를 주장한 바 있다. 삼각축 해양 네트워크는 부산을 정점으로 좌측에 ‘다롄-단둥’라인, 우측에 나선을 두 날개로 하는 신개념 전략이다. 기존에 육로를 통한 통일 전략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해양라인을 통해 한반도 전역을 활용하여 대륙과 해양세력의 교집합으로서의 한반도를 목표로 두고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합자․합작 등의 다양한 형태로 한국 주도형 국제 투자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나선/다롄/상하이/일본 해로의 교착점인 부산의 지경학적 가치를 십분 활용하여 새로운 동북아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맹자는 공손추 상에서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라 하였다. 천시는 지리만 못하며, 지리는 인화만 못하다 말한 것인데, 이미 동북아에 지리와 천시가 갖추어졌으나, 아직 인‘화(和)’가 경색되어 있으니 작금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통일신문 기사 캡처 사진

 

 

통일신문 pdf 자료를 볼 수 있는 사이트

http://www.unityinfo.co.kr/default.html?html=pdf.html

 

전자판 기사가 나오면 바로 또 링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