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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주 박사 낙서장

백두산 생수 유통라인을 통한 한반도 전략 고민





예전에 2014년 1월과 2월에 걸쳐 13일 동안 창지투 지역과 더불어 두만강 백두산 압록강 대련까지 현장답사를 다녀왔다. 막무가내의 여행은 아니었고 어느 정도 이쪽 지역에 대한 인프라 상황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 그리고 관련 지역의 산업도 조사하고 홀로 여행을 떠났다. 


참고로 그때는 KMI 소속이 아니라 내 개인의 연구 활동이었다. 


당시 관련 지역을 돌면서 새로 형성되고 있던 산업구조를 바라보며 재밌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지금 상하이에서 관련 자료를 모으며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봤다. 


백두산 부근 이도백하(얼다오바이허)를 수원으로 삼아 생수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한국 측은 농심과 롯데이고 중국 측은 농푸산췐(農夫山泉), 와하하(娃哈哈)라는 기업이다. 


이 생수 사업에 관심을 두고 지켜봤는데 내가 주로 봤던 것은 

어느 곳을 주요 시장으로 두고 있으며 어떤 유통 라인을 가지고 있냐는 것이었다.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기존에는 백두산 부근 이도백하에서 랴오닝성(요녕성)의 다롄(대련)이나 잉커우(영구)로 옮겨져 한국이나 중국 시장으로 접근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자료를 보자면 농심은 북중러 접경지역인 훈춘시로 생수를 옮긴 뒤 훈춘시에서 러시아 자루비노로 화물열차를 통해 운송하고 동해를 경유해 해당 시장으로 옮길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훈춘시 항무국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5월에 이미 운송한 사례가 있다. 


그리고 2014년 2월 18일 중국 해관총서가 비준한 중외중(중국 동북지역-북한 나진항-동해-중국 남부지역, 외국을 거치나 내수물류로 인정하여 비용 절감) 라인에 포함될 상품 중에 천연 생수가 들어 있어 (한국기업은 북한 나진항 사용을 못하므로) 중국기업이 이 항로를 향후 활용할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러면 한국 기업은 나진항을 사용하지 못하고 러시아의 자루비노(러시아는 통관이 어렵고 비용이 쎄다)를 경유해 관련 시장으로 진입해야 하고 중국 기업은 내수시장 비용으로 중국 시장에 진입 가능하다. 


이쯤 되면 나의 생각은 전략적인 부분으로 간다. 

조그만 것이라도 생각만 전환할 수 있다면 큰 전략이 될 수 있다. 


한국 기업이건 중국 기업이건 나진항을 통해 백두산의 생수를 동해로 운송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부산에 관련 물류 창고를 활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즉, 한국 기업이건 중국 기업이건 한국의 생수시장, 일본의 생수시장, 그리고 중국 남부의 생수시장에 접근이 용이한 부산항에 물류창고를 활용할 수 있도록 우리가 유도하면 된다는 것이다. 단순히 생수라는 상품 이야기라 볼 수도 있지만, 그 생수 공급지와 유통, 그리고 시장을 연계함으로써 중국 동북지역과 북한, 그리고 한국, 중국 남부지역, 일본까지 연결할 수 있는 물류 허브로서의 부산항 구성을 현실화할 수 있다. 


특히 생수의 경우, 일본은 방사능 피해로 이미 제주 삼다수 수입이 많은 편이고,

백두산 생수의 경우 중국 남부에서도 소비가 있기 때문에 시장의 가치도 있다. 

참고로 농푸산췐(農夫山泉), 와하하(娃哈哈)의 경우 왠만한 중국 사람들의 인지도가 높은 상품이다. 


이런 유통과 시장 접근을 기업에게 제공해주고 관련 지역의 공간에 대한 가치를 부여해주고

관련 인프라 건설에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면 

정치적인 부분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효과도 크다. 

 

단순히 막혀있는 북한이 아니라 한국과 중국 동북삼성 지역을 통하는 길로서의 북한, 

상호간에 유통과 소통 속에 나진항을 중심으로 한 북한 개방을 도와줄 수도 있는 것이라 생각해본다. 





윗 사진 두 장은 2014년 1월 28일 제가 직접 백두산 북파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창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중국연구센터 연구원

 상하이 푸단대 외교전공 박사수료

sadmis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