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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보도 및 기사

[BPA 매거진]부산과 북방경제를 연계한 한국판 일대일로 전략

 

 

 

부산항만공사 BPA 매거진에 원고를 투고하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저에게 좋은 기회를 주신 임기택 사장님과 BPA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올립니다.

 

글 제목은 "부산과 북방경제를 연계한 한국판 일대일로 전략"입니다.

더 열심히 연구하라는 말씀으로 알고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관련 자료는

2015년 BPA 매거진 6호 p.46~49 에 나온 내용입니다.

 

아래 링크에 가시면 관련 자료를 pdf 파일로 다운로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busanpa.com/Board.do?id=magazine&flag=lis

 

 

 

 

 

 

 

 

부산과 북방경제를 연계한 한국판 일대일로 전략

 

 

이창주 변방이 중심이 되는 동북아 신 네트워크저자

 

 

#1

국제정세의 변화는 강한 물결처럼 공간에 흔적을 남긴다. 한반도는 북쪽의 대륙세력과 남쪽의 해양세력이 교차하는 지정학적 특징을 갖는다. 한반도는 동북아의 교량으로서 대륙과 해양 간에 갈등과 교류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다.

 

이런 지정학적 가치 위에 부산은 동북아 물류의 중심지였다. 일제시대의 물류 라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금의 길림성·흑룡강성, 그리고 시베리아 물자는 나진항이나 청진항을 통해 부산으로 환적되었고, 지금의 중국 화북지역, 발해만 지역과 몽골의 물자는 대련을 통해 역시 부산으로 집하되어 일본으로 운송되었다.

 

부산의 가치는 현재 요녕성 심양~단동~신의주~서울~부산 철도라인과 중국 지린성 창춘~북한 청진~부산 철도라인에 의해 형성되는 철도와 항만의 해륙 철송 복합 라인에서 완성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는 남북으로 분단된다. 그 결과 남한은 삼면이 바다이고 북으로는 DMZ로 가로막혀 사실상 섬이다. 북한은 동서는 바다이고 북으로는 중국·러시아와 마주하고 남으로는 DMZ로 막혀있다. 냉전체제 하에 한국은 북방의 대륙을 상실한 채 남방의 해양에 집중된 동북아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 부산은 본래 대륙과 해양의 시작이었지만 당시 대륙을 망각한 항만도시의 기능만 담당했다.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 노선을 채택하여 연해 중심의 발전을 이루고, 1992년 한중 국교수교가 이루어지면서 부산은 동쪽과 남쪽의 해양에 치우쳤던 물류 네트워크를 서쪽까지 확장하게 된다. 냉전의 종식과 함께 한국의 북방외교는 시작되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변방보다 중심의 개발에 국력을 집중하면서 북방경제는 여전히 동토로 남게 된다.

 

북방경제의 주요 지역은 중국의 동북3성과 러시아의 극동지역이다. 중국은 1860년 베이징 조약으로 연해주를 러시아에 넘기면서 동북3성을 통한 동해 진출로가 막혔다. 1960년대 중국·소련 간의 갈등으로 양국의 통로였던 동북3성은 노후화된 중공업기지로 전락했다. 러시아의 유럽 중심 개발로 극동지역은 변방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일대일로 정책과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추진으로 북방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공간 위에 새겨진 네트워크는 인간의 교류에 의해 새겨진 시간의 화석이다. 이렇게 북방의 동토가 녹으면서 잊혀졌던 동북아의 화석이 부활하고 있다.

 

   

#2

휘몰아치는 국제정세에 부활하는 변방.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는 중국 경제체질 변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세계 양대 시장인 미국과 EU의 경제상황 악화로 중국은 2009년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다. 중국은 수출 중심에서 내수시장 활성화로 방향을 바꾸게 된다. 중국은 점선면의 발전방식에 따라 중원굴기, 서부대개발, 동북진흥 등의 개발을 진행하며 국토 전반의 가치를 높였다.

 

막강한 경제력을 앞세운 중국은 유라시아의 대륙과 해양에 더 큰 네트워크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일대일로 전략이다. 중국은 기존에 실시한 국내 개발 프로젝트에 더해 그 개발 지역과 인접한 주변국가를 연결하여 더 큰 네트워크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실크로드 경제벨트(one belt)를 통해 연해지역~서부지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고, 21세기 해상 실크로드(one road)를 통해 연해지역~인도양 지역~유럽을 연결하는 유라시아 대륙 연결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중국남부~아세안, 동북3~북한·러시아·몽골을 연계해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렇게 형성된 one beltone road는 다시 차항출해(借港出海; 타국 항구를 빌려 해양 진출) 전략을 통해 연결되며, 관련된 모든 지역에는 해륙 복합 인프라 투자가 추진되고 있다.

 

북방경제의 한축인 중국 동북지역도 일대일로 계획의 한 부분이다. 중국은 동북지역개발을 통해 주변국과 공간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동해 진출로를 확보하기 위해 차항출해 전략을 마련하여 동북3성과 중국 연해지역의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중국 동북3성의 화물이 북한 나진항을 거쳐 동해를 통해 중국 남부지역으로 운송되었다. 한반도에서 사라졌던 북방의 흐름이 트인 것이다.

 

중국의 동북3성 개발, 동해 진출, 그리고 주변국 연계 발전 계획이 진행되면서, 러시아의 극동지역 개발 움직임도 시작되었다.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가치가 제고되면서 러시아는 극동지역 개발을 통해 동북아와 태평양 진출 계획을 수립했다.

 

20143월에 발생한 크림반도 사건은 러시아의 극동 지역 개발을 더 활성화시키게 된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복속하면서 미국과 EU의 제재를 받게 되자 중국과의 연계 발전에서 활로를 모색하게 된다. 러시아는 극동지역과 마주한 동북3성 연계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 슈마그룹은 중국 길림성 측과 자루비노 항 공동개발을 추진하기로 하고, 또한 중국 측의 북중러 접경지역인 훈춘시에 공동으로 310헥타르의 물류창고를 건설하기로 결정하는 등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또한 북한 나진항 3호 부두 현대화를 완성하여 핫산~나진항 철로를 연결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민영화로 인해 영향력 행사가 어려운 극동 항만지역과 상대적으로 활용하기 쉬운 나진항을 연계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이와 동시에 러시아는 나진항 개발을 진행하고 북방경제 루트의 주도권을 확보해가면서 동북아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렇듯 중국과 러시아의 북방경제 활성화는 대륙에 머물지 않고 이미 해양으로 그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동북아 신 네트워크의 분위기가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3

한국은 이를 활용해 북방경제와 해양경제를 잇는 한국판 일대일로를 추진해야 한다. 한국판 일대일로의 중심은 부산이다. 일단 시작은 해양이다. 북방과의 내륙 연결은 북한이라는 정치적 난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부산을 허브항으로, 북방경제를 포함한 주변 항만은 피더항으로 삼아 허브앤스포크 네트워크(Hub and Spoke Network)를 구축한다. 이는 부산의 국제환적항으로서의 기능을 더욱 강조하는 개념이다.

 

부산은 북동쪽으로는 북한의 나진항·청진항과 러시아의 극동 항만과 연결되고 중국의 동북3, 러시아 극동지역, 몽골 등과 통하게 된다. 동쪽에는 일본과 연결되어 태평양과 통한다. 서쪽으로는 요녕성, 발해만, 산동반도, 장강 경제구, 양안 경제구, 주강 경제구 등과 직접 연결된다. 이런 네트워크상에서 유라시아 대륙은 부산의 배후지이며, 태평양은 부산의 해양이다.

 

이런 동북아 네트워크의 관건은 한국의 나진항 개발 참여이다. 한국은 나진항이 소속된 나선특별시에 제2의 개성공단을 만들어 북방경제 진출에 전초기지를 만들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중국 측 연결도시인 훈춘과 러시아 자루비노 지역을 직접 투자해 안정적 전기를 나선특별시에 공급하고 각 지역 물류창고 활용 제고를 모색해야 한다. 이런 나진항의 개발로 북방의 자원 및 화물을 부산으로 운송하고, 역으로 부산에서 환적된 화물을 북방지역으로 직접 연결하는 루트를 활성화해야 한다.

 

나진항과 더불어 동북아 각 항만이 부산에 연결되도록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 한국은 미국, 중국, EU, 아세안를 포함한 다수 국가와 FTA 발효 및 실질적 타결이 이루어져 있다. 부산의 국제 환적항의 기능과 한국의 멀티 FTA의 장점을 활용한 네트워크 허브 구축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한미 FTA가 체결된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의 원산지 표시로 미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공간을 부산에 만드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지향할 점은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해양 네트워크상에 위치한 한반도의 각 항만에 기능을 부여하여 개발하여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과 네트워크를 맺게 하는 것이다. 동시에 부산과 북방경제를 해륙 복합형 네트워크를 통해 한반도 전반을 활용하는 것에 있다. 지금은 부산과 북방경제를 연계하여 한국판 일대일로를 추진해 잃어버린 동북아의 가치를 회복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