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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동북아 네트워크

[2015.9.13~15] 중국 흑룡강성 흑하 러시아 국경지역에서

 

 

 

이 글을 쓰는 지금 현재 저는 중국 흑룡강성 흑하(헤이룽장성 헤이허; 黑龙江省黑河市)에 왔습니다.

상하이에서 하얼빈, 그리고 다시 흑하까지 오게 되었네요.

KMI 출장팀에서 저를 중국 측 통역 및 가이드, 전문가(?)로 불러주셔서 같이 오게 되었습니다.

 

중국 흑룡강성 흑하는 1858년 청나라와 제정러시아 사이에 아이훈 조약(瑷珲条约)이 맺어졌던 곳이기도 하죠.

여기 와서 확인한 사실이지만 아이훈 조약을 아이훼이 조약이라고 현지인들은 발음하더군요.

 

1689년 네르친스크 조약, 1858년 아이훈조약, 1860년 베이징 조약으로 이어지면서

중국과 러시아 간의 국경이 지금의 형태로 형성되게 되었습니다.

 

제가 위에 배를 타고 있는 곳은 바로 흑룡강/아무르강입니다.

제가 바라보고 있는 곳이 러시아 블라고베셴스크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은 외흥안령 산맥 위에 위치한 흑룡강을 기준으로 국경이 정해집니다.

 

국경은 이렇듯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기고 있는데

직접 중러 국경지역을 둘러보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참고로 중국 사람은 위의 강을 흑룡강이라 부르고,

러시아 사람은 같은 강을 아무르강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흑룡강성 흑하의 위치.

 

아이훈 조약에 이어 베이징 조약으로 인해 중국은 동해 진출로를 사실상 상실하게 됩니다.

아이훈 조약 때는 제정러시아가 연해주 지역에 군사를 주둔하게 되는데

청나라가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유럽 열강들에 유린당했던 것을 방어해주겠다는 명분을 세웠다고 하더군요.

물론 공동관리하면서 급기야 1860년 유럽 열강이 베이징 점령할 때 중재자로 나서면서 연해주지역을 할양 받게 됩니다.  

 

 

 

 

위의 지도는 중국 바이두에서 가져온 그림입니다.  

 

Amur라고 적힌 부분이 흑룡강/아무르강입니다.

자세히 보면 몽골과 러시아 지역에서 발원해 사할린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이 강은 백두산에서 발원한 송화강과 만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네요.

 

예전에 역사저널 그날을 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1654년 1차, 1658년 2차 나선정벌 때 조선이 청을 도와 러시아와 전투한 곳도 송화강과 흑룡강을 무대로 했다더군요.

역사저널 그날에서 보여준 흑룡강과 송화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두 강의 색깔이 달라 정말 신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중국과 러시아의 역사적 현장들,

저는 역사의 일편인 아이훈 조약의 공간에 시간을 달리해 와있는 것입니다.

 

 

흑하에 있는 아이훈 역사 진열관에서는 이런 역사적 증거를 많이 마련해놨습니다.

카메라로 많이 사진 찍어놨는데... 핸드폰으로 찍은 것만 이렇게 올립니다.

SD 카드와 노트북이 직접 연결될 수 없는 구조라... 다음에 보충해 올릴께요.

 

 

아이훈 역사 진열관 내에서는 당시 쓰였던 여권(?), 각종 증서, 관련 내용 소개,

그림, 유물, 그리고 위 사진과 같은 모형들로 잘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의 사진은 중국 흑하 강변에 있는 광장 사진입니다.

 

 

중국-러시아 변경이라 써져 있는 표지 옆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기 보이는 강이 흑룡강/아무르강이구요. 건너편은 러시아입니다.

 

제가 북방을 중심으로 국경지역을 많이 다니고 있는데요.

중국과 북한, 몽골, 러시아 국경지역을 다니며 국경도시를 바라보면

거의 공통된 점은 변방에서 발생하는 두 국가 혹은 세 국가(훈춘)의 새로운 역사의 힘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제가 썼던 "변방이 중심이 되는 동북아 신 네트워크" 역시 그런 저의 가치관을 표현한 것인데요.

국경 도시를 다니다보면 말로 형용하기 힘든 공간과 시간, 그리고 인간의 매력이 흘러 넘칩니다.

 

 

처음 위에 보여드렸던 유람선을 타고 돌면서 찍은 러시아의 블라고베셴스크 강변 모습입니다.

정말 신기한 것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뿐인데

각 사이드의 인종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중국 강가에는 황인이, 러시아 강가에는 백인이 가족들과 사진 찍고 대화를 나누고 있더라는 것이죠.

흑하에 교류가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루블화의 가치가 다운되면서

러시아 사람들의 방문이 그리 많지 않다는게 현지인의 증언입니다.

 

실제로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중국 흑하에 러시아 사람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에 대교 건설을 건의하고 계획을 가지고 있고

러시아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건설이 시작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위의 말씀은 결국 현재 흑하와 블라고베셴스크는 인프라로 연결된 곳은 없고

선박을 통해서만 교류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각 양안에 크레인이 있는 것으로 보아 내하물류 물동량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유람선에서 바라본 블라고베셴스크의 등대.

이 외에도 러시아 그리스 정교를 상징하는 문도 있었는데...

 

이 역시 제 카메라에 있어서.. 폰으로 찍은 것만 올립니다.

 

 

 

흑룡강/아무르강 바로 앞까지 가서 서서 찍은 사진입니다.

나중에 강가에 앉아 손을 씻고 흑룡강을 바라보았습니다.

 

니콜라이 1세 때 본격적으로 동방정책을 펼치며 흑룡강을 타고 왔던 러시아 인들.

향후 연해주 지역을 차지해 한반도와 국경을 마주했던 러시아인들.

 

그리고 현재 푸틴은 신동방정책이라는 이름으로 극동 러시아 개발에 눈을 돌리고,

2015년 10월에는 블라디보스토크를 자유항으로 지정해 적극 환동해경제권에 한 축으로 삼겠다는 러시아.

 

그리고 이런 러시아에 경제적 영향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중국.

저는 이렇게 현장에 와서 모든 오감으로 영감을 받고 내일은 상하이로 돌아갑니다.

 

사실 저는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연구한 것들을 현장에서 느끼고 다시 더 깊게 연구하고 공부하고..

 

더 배우고 더 성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