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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주 박사 낙서장

창춘~평양 고속철도 계획 관련 기사를 보고

 

중국 단둥 고속철도 역 플랫폼에서 찍은 사진. 출처 :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4ffe62adfa6347c0816a4c9e00e5a29e

 

 

2014년 1월에 중국 지린성 지안시에서 직접 촬영한 압록강과 북한 만포시

 

조선일보의 "창춘~평양, 훈춘~나선 고속철 추진… 中, 北韓 파고든다" 기사를 읽고나서

페북에 썼던 글 블로그에도 올려봅니다.

 

아래 이미 언급은 했지만,

 

기사 내용이 앞으로 실현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내용의 파급력이 있을 것이기에
끝까지 비판하는 자세로 검증해보고자 하는 것이니
오해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1.

 

조선일보에서 창춘~퉁화~지안~평양 고속철도 건설을
제목으로 걸고 기사를 냈길래 직접 상황 파악에 나서봤다.

 

내 황금같은 시간을 무려 30분이나 투자해
결국 인민망 원문 자료를 찾아냈다.

 

현재 중국은 13차 5개년 계획을 논의 중에 있고
각 지방정부도 관련 계획을 심사하는 과정에 있다.
중국 지린성 역시도 이를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일테다.

 

일단 인민망 원문에서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지린성 교통기관 책임자 발언을 인용했다.

 

현재 논의 중인 13.5 계획에 415억 위안을 투자해
창춘~퉁화~지안~평양 고속철도를 건설을 계획하고,
백두산~린장~지안~콴뎬~단둥 고속도로를 건설할 것이며,
랴오닝성 번씨에서 지안까지 고속도로를 건설할 계획이라 밝혔다.

 

조선일보에서도 '안전 장치'는 있었다.
지방급의 계획이지 중앙에서 언급되지는 않았다는 것.

 

그럼 내가 직접 찾은 자료들을 토대로
내가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지린성 자체 논의 중인 자료이니 아직 사실이라 보기 어렵다.
2. 이름 없는 이의 발언을 공개한 것이라 신빙성이 떨어진다.
3. 지안 시 자체의 홍보를 위한 기사 중 일부 내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다.
4. 그럼에도 이런 논의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북중관계 변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5. 조선일보에서 이를 제목으로 달아 보도한 것은 특종을 잡고 싶은 마음에서 일까,

   아니면 기사 속에 또 다른 의미가 숨어 있는 것일까.

 

가끔 중국의 어떤 현상이나 전략을 분석할 때
나 스스로 시진핑 주석이나 리커창 총리가 되어 본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

 

일단 창춘~지안~평양 라인은 경제성이 떨어진다.
차라리 선양~단둥~평양 라인으로 건설하는게 낫지 않을까.

 

그것도 다른 인프라도 아니고 고속철도 라인이라면
전체 전기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인데
해안라인이 아닌 내륙 라인으로 이를 연결한다는 것은 글쎄.

 

작년 1월에 지안에 직접 방문했을 때 나의 느낌은
정말 말 그대로 시골이었다.

광저우의 한 기업이 인삼 가공 공장을 건설했고
포도 농장이 많이 보였으며 관광업이 진행되는 정도.

철로 교량으로 북한 만포와 직접 연결되어 있으며
공로 교량도 이제는 완공될 상태일테다.

 

지안뿐만 아니라 퉁화와 창춘까지도
그리 발전된 지역은 아니다.

 

낙후되어 있는 지역을 연결해 고속철도를 연결할 정도로
중국이 여유가 있을까.

 

훈춘이야 북중러 삼국 국경지역이고
동해로 나가는 출구 역할을 하는 전략지이니
지안과 비교할 수 없는 정도라서 예외로 둘 수 있지만 말이다.

 

결국은 지린성의 희망사항으로 끝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평양까지 고속철도를 건설할꺼라면
차라리 단둥으로 빼서 단둥~선양~다롄 순환 철도를 만들고
베이징까지 직접 연결하는 라인을 구상하면 그만이다.

 

다롄~단둥~퉁화~투먼~무단장으로 연결되는 동변도철도를
먼저 건설하여 후에 지안과 연결하는 인프라 네트워크 건설이
훨씬 더 경제적으로 보이는 것은 나뿐일 것인가.

 

그러나 고속철도가 아닌 다른 항목은 기대가 크다.
지안을 중심으로 한 고속도로 건설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기사 내용 중 이외에도 다른 내용이 있었는데
관련 내용에 대해 내가 파악하고 있는 내용을 공개하면,

사실 훈춘에서 블라디보스토크, 훈춘에서 청진까지 연결 계획은
존재하고 있고 이중 블라디보스토크 라인은 곧 공사 들어갈 것이다.

 

훈춘~청진 라인은 논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역시도 고속철도 기준에 못 미치는 시속 160km의 철로 라인이다.

 

요즘 들어 부쩍 북중 접경지역 관련 기사나 발표들이 많다.
내 의견을 말하자면 잘못 파악한 정보들이 범람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해 나의 책임도 적지 않을 것이다.

 

조금 더 세밀하게 살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지인들 말이라도 중국 중앙, 지방정부, 현장, 전체 계획 등
다양한 각도로 세밀하게 바라봐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북방경제가 이렇듯 살아 움직이는데
정체되어 있는 한반도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2.

 

아침에 비판한 기사에 관해
여러 말씀들을 해주셔서 보충 글 올려봅니다.

 

기사 내용이 앞으로 실현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내용의 파급력이 있을 것이기에
끝까지 비판하는 자세로 검증해보고자 하는 것이니
오해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창춘~평양은 약 800㎞ 거리다.
지린성과 지안시는 고속철 확장과 고속도로 신설 등에
415억위안(약 7조5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기사 내용 중에 발췌한 글입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고속철로 1km 당 건설비용을 0.33 억 USD로 계산합니다.

800km면 264억 달러가 필요하겠네요.

 

물론 북한 평양까지 철로 건설 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는 제외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전기를 제공해준다거나
기타 부대시설은 제외한 것이란 말이죠.

 

264억 달러면 1,718억 위안에 해당합니다.
415억 위안이면 제가 계산한 가격의 약 1/4 정도 됩니다.
그런데 그것도 "고속철 확장과 고속도로 신설 등에 415억위안"이라니요.

 

상하이 동제대 교수님의 계산법에 따르면
해외 지역 고속철로 건설 시에 매 km 당 0.5억 USD가 필요합니다.

 

기사 내용처럼 중국 측 400km, 북한 측  400km라고 상정해
관련 비용을 계산하면

중국 국내 132억 USD, 북한 200억 USD,
그러면 총 332억 USD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 계산법이라면 약 2,160억 위안입니다.

예산의 책정이 정확히 되지 않았다는 것은
결국 지방정부 차원에서 제기된 것이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판단이 가능합니다.

 

더구나 지린성과 지안시가 예산 투자 부분의 주체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국제 인프라 건설 분야에는 중앙정부와의 협력이 필수입니다.

 

그런데 중앙정부의 예산 출자가 계산되지 않았다는 것은
창춘~평양 철로 건설이 아직 결정된 사항이 아니고

지방정부 개발계획 수립 중
제기된 사항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고속철도의 경우는 기존의 철로 유무와 관계없이
새로 건설되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존 철로의 재활용은 고려대상이 아니겠네요.

 

단둥의 경우는 이미 선양~단둥 간에 고속철도가 운행 중이고
단둥~평양 간의 구간만 건설하면 되기 때문에
더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