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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주 박사 낙서장

연합뉴스 기사를 보고 아쉬운 마음에 글 남깁니다.


사진 : 2015.10. 나진항으로 들어가는 두만강 취안허(권하) 세관 근처에서 찍은 사진 



中 '일대일로'서 북한 통째로 들어냈다..'시진핑 분노' 첫 확인

북한 활용한 '차항출해 전략' 등 대형프로젝트 줄줄이 중단·유보될 듯 일부 관측통 "북한, AIIB 투자대상서도 원천배제됐을 가능성 커"



연합뉴스 기사 출처:

http://media.daum.net/foreign/others/newsview?newsid=20160307105008979



전에 연합뉴스에서 관측통이라 제가 소개된 바 있기 때문에

본 기사에 대해 어쩔 수 없이 멘트 답니다.

개인적으로 연합뉴스에 좋아하는 기자님들 많은데 본 기사내용의 아쉬움에 글 남깁니다.


연합뉴스 기자님들께서 심혈을 기울여 많은 자료를 수집하시고 분석하셨으며

관련 내용에 대해 많은 사고를 통해 기사를 쓰셨다는데는 인정합니다.

좋은 사진들과 자료들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다만..



저는 일대일로에서 북한을 통째로 들어냈다는 연합뉴스의 "의견"에 찬성하기 힘듭니다.

뉴스의 전반이 명확한 출처 없이 "관측통"들의 의견을 토대로 모호한 표현으로

기사 진행을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대북 관측통들 사이에서는 '충격적'이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관측통들 사이에서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능성이 농후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견지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일각에서는..전망이 우세하다.

빠르게 '용도전환'하고 있다는 분석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상이 위 기사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것입니다.

아직 명확한 사실이라 판단하기 힘든 부분인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신의 글로벌 신(新)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서 사실상 북한을 완전히 들어냈다."라고 표현하기에


데이터가 많이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그럼 중국이 일대일로 내용을 발표하면서 북한을 포함시키겠다고 공식으로 발표한 적이 있냐는 문제입니다.
중국은 동북3성을 일대일로 범위로 직접 명시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2015년 3월 28일 중국 국무원이 비준하고 외교부, 상무부, 발개위 등이 발표한 일대일로 액션플랜에 명시되었지요.
그런데 그 액션플랜 내용 중에서도 북한을 포함시킨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대신, 러시아의 극동지역과의 연계를 통해 해륙복합운송을 실현한다는 표현이 명시되어 있을 뿐입니다.
이는 기사에 나온 차항출해(借港出海; 타국의 항만을 빌려 해양 진출) 전략입니다.

기사에 언급된대로 동북개발전략에 차항출해 일환으로 나진항이 언급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중앙정부는 공식적으로 일대일로 내용에 나진항을 포함시킨 적은 없습니다.

다만 중국이 일대일로라는 전략에서 나진항이 적합하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중국 중앙정부가 공식적으로 나진항이 일대일로의 중요한 부분이라 말한 바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 중앙정부가 공식으로 발표한 일대일로 활용 부분 중에 북중접경 지역 자체가 명시된 적도 없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냐면 중국이 북한 접근에 있어 매우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중국이 13.5 경제계획 초안에 북중 경제협력 부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어도
추후에 정세가 변화하면 언제든 이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대일로 계획에서 북한을 완전 들어냈다는 표현은 성립될 수 없습니다.
공식적으로 발표한 일대일로 자료에도 없었고 또한 북중 경협 자체를 다 폐기한다는 내용도 없으니 말입니다.

대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중경협에 있어서 대북제재의 범위에 포함되는 프로젝트가
보류되거나 심지어 중단된 것들은 있다고 표현할 수 있으나
이 자체를 두고 일대일로 범위에서 북한이 들어내졌다는 표현은 어려울 것입니다.


세 번째로, 13.5 개발계획 초안에서 북중 경협이 누락된 부분이 시진핑의 분노로 해석될 수 있는가입니다.
현재 중국 분위기가 물론 북한에 대한 강경한 기류도 있음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중국이 원하는 것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주변 환경입니다.
중국 왕이 외교부 부장은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평화협정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이에 분노했다고 표현하기에는 데이터가 너무 부족하고
또한 중국 외교가의 분위기를 봤을 때 여전히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사 내용과는 별개로 한국 주도의 북방경제 연결 관련된 대부분의 사업이
중단 위기에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입니다.
나진-핫산 프로젝트는 대북사업이 아니라 북방경제와 환동해 경제권 연결을 위한 핵심 사업입니다.

나진-핫산 프로젝트 중 70%는 러시아 측 30% 측은 북한 측의 지분으로 계약되었고,
러시아 지분의 70% 중 절반인 35%는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이 콘소시업으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또한 나진-핫산 프로젝트는 한러 간 두 정상 간에 합의한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백지화된다면 한국의 극동 러시아 진출에 차질이 있을까 두렵습니다.
현재 일본 아베 총리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극동 러시아 진출에 노력하고 있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중국이 잠시 북한과의 경협을 중단한다면 러시아와의 협력을 더욱 늘리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일종의 풍선효과이겠죠? 북한이 막혔으니 러시아 극동 항만 투자를 더 늘린다는 말입니다.
러시아와의 연계 발전과 더불어 차후에 정세가 완화된다면 다시 북한과의 경협을 진행하려할 것입니다.

사실 대북제재 내용 중에 러시아의 요청으로 나진항 부분이 누락되어 있다는 사실도 관심있게 봐야 합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나진항 개발을 통해 "차항출해" 전략으로 동해에 진출하는 것이
"끊긴게" 아니라는 점을 다시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전략을 우리가 지리경제학적으로 활용하고
현 정부에서 추진하던 유라시아이니셔티브를 다시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의 항만을 중심으로 더 본격적으로 한국의 경제력을 북방으로 투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 북방경제와의 본격적인 연결을 통해
대륙경제와 해양경제를 연결하는 반도국가의 지리경제적 장점을 복원해야 합니다.
유라시아이니셔티브가 첫 단계이고 삼각축 해양 네트워크가 그 다음 단계로서 이를 실현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한국도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유라시아이니셔티브의 첫 단추인 나진-핫산 프로젝트를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일대일로와 유라시아이니셔티브의 연결 공간으로서 북중접경지역을 바라봐야 합니다.


현 국면이 아쉬워서 남긴 글 여기에서 줄입니다.

연합뉴스 열렬한 팬인데 좋아하는 마음만큼 아쉬움의 표현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