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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주 박사 낙서장

중국의 대북제재에 대한 소견



중국의 대북 전략에 대한 분석이 범람하고 있다. 그냥 몇 글자 써보면 이렇다.
최근 많은 매체에서 내게 인터뷰 요청 및 현장답사 동행 요청을 했다.
일단 현장답사 동행은 모두 거절했고, 인터뷰 요청은 몇 군데 어쩔 수 없이 했다.
(누군가의 추천으로....전화했다고 함..)

주요 질문은 중국이 대북제재를 충실히 잘 하고 있는가였다.
나의 대답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 대북제재에 구멍이 많다.
예를 들면, 민생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라던지, 나진에 관련된 것이라든지 말이다.

어쨋건 북한 선박의 입항을 막고, 변경지역에서 벌어지는 품목에 있어서도 통관 절차 강화로
전략물자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다고 들었다.

문제는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통해 이루어지는 민간교역(走私)인데
이는 북한 측에서도 장성택 처형 사건으로 인해 국경 수비대가 대폭 변경된 바 있어 규모가 축소되었고
있다고 해도 중국 법체제 외의 것이라 행정 범위 밖이기 때문에 중국 당국이 대북제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현재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의 평가는 이걸로 갈음하고,
중국의 대북제재 전반에 걸친 전략은 무엇일까.

바둑 용어 중에 기자쟁선(棄子爭先)이라는 말이 있다.
바둑 몇 알을 희생하더라도 선수를 잡으라는 말이다.

현재 동북아 내에서는 중국과 미국 간에 치열한 수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제1도련선 내에서의 수싸움은 더욱 복잡한 상황으로 치닿고 있다.
제1도련선이란.. 일본, 타이완, 필리핀,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싱가폴까지 이어지는 미국 동맹라인으로
중국이 태평양 진출을 막는 섬의 연결 라인이다.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고 있는 섬 라인이라고 해서
미국 일부 학자는 The Great Wall in Reverse라고도 하는데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는 역 만리장성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중국과 미국의 수싸움이 벌어질 수 있는 곳은
한반도, 동중국해(댜오위다오/센카쿠), 양안문제(타이완), 남중국해(아세안과의 갈등) 등이 있다.

이 중에 현재 가장 치열하게 미중 간의 수싸움이 있는 곳이 바로 한반도와 남중국해인 것이다.

현재 중국은 이 중에 남중국해를 전략적 중점지로 선택해
인도양과 태평양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문제는 잠시 유보하고 남중국해 문제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미이다.

쉬운 말로 중국이 투수라면 남중국해를 홈플레이트로 삼아 공을 던지고 있는 것인데,
지리적으로도 1루에 해당하는 한반도에는 견제구만 던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서 기자쟁선이 발휘한다.

남중국해에서 선수를 잡겠다는 것이다.
돌을 잃는 곳은 북중접경지역이다.

한반도 문제에서 중요한 변수들이 많은데 미국 대선, 한국 총선, 그리고 북한의 5월 당대회 등이다.
중국은 이미 국제제재를 충분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대신 평화적인 방법으로 현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자며 이슈를 전환하면서
내가 봤을 때 4월부터는 대북제재 정도를 낮춰가려고 하는 것이다. (몇 가지 스스로 포착한 것들이 있다.)

무슨 말이냐면, 남중국해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의 사항이라며 중국 측에서 더 강하게 나가되,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안정권이라 생각되고, 또한 남북문제 상황이 호전될 수 있는 전제가 마련되면
언제든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북중접경지역과 북한과 거래하던 항만의 북한 교류를 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에 극동문제연구소에 글을 기고했을 때에도 이미 언급했듯이
2015년 중국 랴오닝성의 경제성장률이 3.0%로 중국 내 성시 중 최하위를 차지했는데,
중국 입장에서 북한과 접경하고 있는 랴오닝성의 대외 경제 악화가 발생하면서
중국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은 당장은 랴오닝성과 지린성의 집을 희생하면서 남중국해에서 선기를 잡고
다시 4월 쯔음에 대북제재를 완화하고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며
한반도 문제에서 새로운 레버리지를 모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몇 글자 아니게 되어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