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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주 박사 낙서장/일상 생활 속에서

물에 그을린 달빛..압록강

 

 

 

 

달빛.. 압록강..

 

 

2013년 3월 31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압록강변..

호텔에 있다가 나 스스로 너무 고통스러웠다.

정말 알 수 없는 고통이었다.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 같은데 너무 힘이 들었다.

당연한 것이지만 나와의 싸움이었다.

 

가장 힘든 시기였던 것 같다.

그래서 늦은 시간 밤 늦게 괜찮은 꼬치 집에 들어가 압록강 맥주를 마셨다.

위험한 지역이었지만 그래도 술이 땡겨서 4병 정도 마셨던 것 같다.

 

그리고 호텔로 돌아가던 길에

압록강변에 서서 물에 그을린 달빛을 보았다.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물에 그을린 달빛.

 

저기 건너편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다.

북한이 이쯤 한반도 위기 태세를 성명하였고,

개성공단도 파탄에 빠졌던 그 시기다.

 

그리고 나는 북중경협의 핵심 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 서있었다.

평상시 그리도 달빛을 좋아했던 나지만,

이 때만큼은 달빛이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달빛의 아름다움이 나의 가슴을 더 아프게 만들었을 것 같다.

 

2012년 2월에 탈북자가 압송되는 중국 지린성 투먼시 철로 위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던 것 같다.

 

시베리아의 날카로운 바람이 나의 살을 베듯 시퍼런 칼을 들이대었지만,

나는 멍하니 그곳을 지키며 그 철로 상황을 바라보고

위치를 파악하고 사진을 찍었다.

 

누가 시킨 것은 절대 아니었다.

그냥 단순히 내가 궁금해서, 그리고 뭔가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서로 다른 시간에 두만강과 압록강을 바라보던 내 심정은

이토록 비통했다.

 

글에 진심을 담는 노력이 더 필요하겠다 싶다.

 

이젠 나와의 싸움에서 이길 준비가 되었고,

하나하나 나 스스로를 바꾸고 개척해 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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