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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주 박사 낙서장/일상 생활 속에서

석양. 음. 혹은. 정말. 가끔.

 

 

 

 

항구 도시는 그들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먹거리... 음... 특히 회? 크 !! 그 특유의 비린내 !!

바다.. 해변가.. 그리고 항구 주변의 사람들.. 등등이라 해두죠.

 

항구 도시가 간직한 매력 중에 제일로 꼽는 것.

저는 개인적으로 석양이라 생각합니다.

 

석양...

 

빛이 만들어낸 은은한 예술품.

특히 항구 도시에서 느끼는 석양이란... 참 일품이죠..

 

위의 사진은 저녁시간 쯔음에 상하이의 미국 영사관 근처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오해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리는데, 근처에 괜찮은 술집이 있다고 해서 간겁니다. 헤헷.

 

낮과 밤의 중간 사이..

이것도 경계이고, 또 신영복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던 시간의 "변방"이라 할 수 있겠군요.

 

음...

 

제가 어렸을 때에 그림자를 천천히 바라본 적이 있습니다.

그림자... 석양 이야기하다 왜 갑자기 그림자?

그림자를 바라보면 어둠과 밝음이 명확히 갈려있지 않습니다.

회색부분이 있는거죠..

햇볕의 강도에 따라 그 경계의 애매한 부분이 길어졌다 짧아졌다 그러지만,

역시 명확하게 갈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석양이 그런 시간의 스펙트럼 위에 자리잡고 있는게 아닐까요..

 

혹은..

 

달무리를 바라봐도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달이 은은하게 빛을 발산하지만,

달이 태양처럼 온 세상을 비추지는 못합니다.

마치 원래 은은했던 백열등 정도의 밝기였는데,

그곳에 한지를 감싸놓은 듯

어둠 속에 은은함으로 고운 빛을 내고 있을 뿐이지요.

 

석양이 그런 달무리 같은 명암의 변방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정말...

 

석양을 바라보면 정말 많은 생각이 듭니다.

하루라는 시간의 변방에서 낮을 떠나보내야하는 아쉬움과 밤을 맞이해야하는 기쁨..

혹은 그 반대..

 

그럼 이건 어떤가요?

일주일이라는 시간 속에서 바라본 석양..

평일은.. 오늘 하루가 끝났다는 아쉬움과 반성.. 그리고 다시 내일에 대한 계획...

 

그럼 내일 출근해야하는 일요일의 석양이라면 어떤가요?

휴일이 끝났다는 아쉬움과 새로운 일주일의 시작이라는 긴장....

 

인생의 허무함...

새로운 일주일을 위해 쉬어줘야겠다는 그런 느낌..

 

가끔...

 

저는 석양을 만져봅니다.

바라보고 그 은은한 빛을 온몸으로 터치해봅니다.

 

그리고 호흡을 해보고,

다시 그리고 그 자체로서 행복이라 느껴봅니다.

 

그립네요.. 석양 속에서 함께 추억을 나눴던 사람들..

이런 이유로 제 블로그 제목인..

"공간. 시간. 인간. 그리고. 인연."이 글귀가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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