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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의 모든 것/책 소개

일대일로에 대한 평가, 그리고 우리는?



일대일로(一带一路)에 대한 나의 평가.

일대일로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일단 긴 호흡을 가다듬어야 한다.

전제로 설명할게 많다는 뜻이다.

유라시아를 포함해 전 세계를 효율적으로 엮는데
중국 이전에도 미, EU, 일본, 아랍, 러시아,
그리고 각 지역별 역내 국가들이
이미 참여하고 있었고
이를 연계성(Connectivity; 일본어로 연결성)이라 한다.

냉전 종식 이후 실크로드 개발 바람이 불었고,
자본 중심의 세계화와 개발 중심의 세계화 간에
표준 경쟁으로 세계화의 바람이 주춤한 사이
2008년 세계금융위기로
개발 도상국 중심의 자본이 살아나 연계성 수요가 증가했다.

쉽게 말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자본이 점철되며
전세계를 엮는 인프라 네트워크, 자유무역지대 등이 건설 중,

이렇게 발생한 공공재는
상호 이익 증대와 이익, 책임, 운명 공동체의 길,

그러나 이 공공재를 둘러싼 이권 경쟁은
중상주의적 모습, 강대국 정치가 개입되는 것이다.

이러한 전체적인 흐름에 2013년부터
일대일로(처음에는 실크로드)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국가가 중국이다.

일대일로는 실크로드라는 프레임과
연계성이라는 운영 체계를 업고
AIIB라는 다자개발은행과
실크로드기금이라는 사모펀드를 앞세우며
동아시아와 유럽을 두 축으로 관련 연선을 개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영미권이나 한일 언론에서 다루지 않은 부분,
특히 SCO 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라시아 지역 일대의
연계성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우리가 생각하지 않은 그림들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 카디프(모스크바 인근)에서 화물열차가 떠나
중국의 동북지역 만저우리를 거쳐
중국을 종단해
베트남의 하노이로 그 열차가 도착하는
최근의 물류라인이 개통했다.

충칭, 청두, 정저우를 비롯한 수십개 중국 내 내륙도시는
이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블록트레인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의 각 지역별 항만 개발이 진척되며
무서운 속도로 각 지역별 터미널 인수를 진척 중이고
이는 다시 중국 각 항만과 연결하며
동북아 내 허브 경쟁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빙상 실크로드라는 이름으로 Yamal LNG 사업에 진출해
러시아와의 큰 그림을 그리며
북극권, 시베리아, 극동지역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우리가 일대일로의 문제점이 노정되는 곳을 포커싱하는
영미권 매체에 매몰되어 있는 동안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프로젝트들은
유라시아 전반을 엮는 연계성으로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것.

중국은 일대일로의 기치를 들며
다른 선진국, 개발도상국, 역내 국가들의 연계성 개발 흐름에
큰 구상과 전략의 틀 위로 자국의 길과 연결하며 유라시아를 엮고 있다.

어제 글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현재는 간선 인프라 중심으로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몇 가지 문제점이 노정되는데,

1) 융자신용도 높지 않은 사업에 사업 프로젝트 지원 문제,
2) 인프라 건설시 현지 정부와의 결탁, 부실시공 문제,
3) 중국의 해당 지역 에너지, 제조업, 노동시장 등 잠식 문제,
4) 해당 지역 내 주민을 위한 CSR 사업 부족 등

이 정도가 현실적으로 드러나는 문제인 것 같다.
사실 이 정도 문제는
과거 선진국들도 충분히 보였던 문제이고
이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가가 중국의 과제일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의 일대일로가 부러운 것은
과연 한국은 신북방, 신남방 정책 지원을 이렇게 하고 있는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야기하자면,
세계 연계성의 흐름 속에
중국이 일대일로의 기치를 들고 전략적으로 파고드는 것처럼
한국은 그러한 큰 구상과 전략을 갖고 있는가.

그렇다고 한국 특색의 사업 내용을
아직도 하나라도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게 없는 현실.

한국의 개발 노하우와
"사람이 먼저"라는 한국 정책 기조를 융합해
세계적인 연계성의 조류에 참여해야 할텐데

일대일로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자신도 선수인데 관중처럼 평가하고 있으면 될 일인가.